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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약,평생먹어야할까"...전문가의대답은[인터뷰]
갑작스레 찾아온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배경엔 '이상지질혈증'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상지질혈증은 우리 몸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로,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 진단 전까지는 모르고 지나치기 쉬우나 방치하면 동맥경화증을 거쳐 치명적인 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상지질혈증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한 번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끊을 수 없을까 심장내과 전문의 박우정 원장(박우정내과의원)과 함께 이상지질혈증의 진단부터 치료, 오해와 진실까지 짚어봤다.
Q. 고지혈증은 어떤 질환이며,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지방, 즉 지질 성분인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상태를 고지혈증이라고 합니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세 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나쁜 콜레스테롤로 잘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이 그것입니다.
각 성분의 기준을 살펴보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dL 이상이면 고콜레스테롤혈증,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이면 고중성지방혈증,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 이상이면 고LDL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단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또 하나의 성분이 바로 HDL 콜레스테롤인데요. 이 수치는 낮을수록 나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일반적으로 HDL 콜레스테롤이 40mg/dL 이하이면 '낮다'고 평가되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 지질 성분별로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고지혈증'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합니다. 이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단순히 높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 성분 중 하나라도 이상이 있는 상태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고지혈증과 관련해 자주 나오는 질문이 바로 증상인데요. 안타깝게도 고지혈증은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없는 '침묵의 질환'입니다. 자각하기 어렵고,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무심코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며 심각한 혈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증상이 없는 만큼 선제적인 검사가 중요하겠습니다.
고지혈증은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직접 혈액 검사를 받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조기에 발견, 진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2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4~6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Q. 진단 이후의 치료 과정도 궁금합니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생활습관 개선, 둘째는 약물 치료입니다. 이 중 생활습관 개선은 다시 식사 요법과 운동 요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생활습관 개선의 핵심은 식사 요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름진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에너지만 섭취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과식이나 군것질, 단 음식 등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운동 요법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권고안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50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중등도 강도 이상으로 실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여기서 중등도 운동이란, 운동 중에 옆 사람과 대화가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의 강도를 의미합니다.
또한 저항성 운동(근력운동)은 일주일에 2~3회, 유연성 운동 역시 주 2~3회 실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물론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렵더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치를 초과한다면,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스타틴 계열 약물이 대표적인 치료제로, 이 경우에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약물 치료의 기준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달라지며, 같은 수치를 가지고 있어도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약물 투여 시기와 목표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준은 매우 복잡해서 의료진도 모두 외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환기내과나 내분비내과 등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이상지질혈증 약은 한번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환자분들 대부분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인데요. 누구나 약을 오래 먹고 싶어 하지는 않고, 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제 환자 중에는 정말 생활습관을 열심히 개선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나서 기름진 음식을 철저히 피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7~10kg씩 감량하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건강한 삶을 되찾은 분들이 저에게 와서 이렇게 말씀하시죠. "선생님, 이제 약 안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콜레스테롤 수치이죠" 그럴 때 저도 정말 약을 끊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꼭 알고 계셔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 몸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70~80%는 간에서 스스로 생성됩니다. 우리가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20~30%에 불과하죠. 즉, 아무리 식단을 철저히 조절해 콜레스테롤을 하나도 섭취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간에서는 매일 약 800mg의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식이 조절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충분히 낮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콜레스테롤 수용체'의 수가 줄어들면서, 대사 속도도 30% 이상 떨어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나이가 들면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몸의 능력 자체가 약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마시거나, 비만이 심하거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내과적 질환, 혹은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처럼 이차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 경우에는 그 원인을 해결하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약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미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라면 약물 치료가 평생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고지혈증 환자는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Q. 고지혈증과 관련된 합병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지혈증은 증상이 거의 없는 '침묵의 질환'입니다. 하지만 무서운 이유는 바로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동맥경화성 혈관 질환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을 떠다니다가 혈관 벽 안쪽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그러면 혈관 벽 내부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려는 반응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염증 반응과 함께 평활근 세포의 증식이 발생하면서 동맥경화증이 점차 진행됩니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거나 심하면 완전히 막히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심장으로 가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우리가 흔히 '중풍'이라 부르는 뇌졸중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고지혈증을 비롯한 심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질환은 예방이 최선입니다. 요즘 많이 들으셨을 텐데, '생활습관병'이라는 표현이 있죠. 이는 개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질병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질환을 '성인병'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이 있고, 이들 질환은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결국 동맥경화성 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려면 흡연을 끊고, 음주를 줄이며 일상에서의 나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더불어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야말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환자분들께 꼭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많은 분들이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초기에는 식습관 개선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에 열의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실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범위로 낮추는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동맥경화성 혈관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내 삶에 맞는 현실적인 생활습관을 스스로 익히고 지속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충분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많은 환자분께서 대표적인 치료제인 스타틴 복용에 대해 불안을 갖기도 합니다.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스타틴의 진실'과 같은 자극적인 정보에 노출되다 보면, 약 복용을 망설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죠.
하지만 스타틴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입니다. 전문의와 상의해 올바른 용량과 방식으로 복용한다면, 큰 부작용 없이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하며, 심장과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꾸준히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기획 = 임지윤 건강 전문 아나운서